어렸을 때부터 즐겨먹던 돼지국밥
지금도 물론 돈이 많지는 아니었지만, 외식을 한 번 하게 되면 당장 통장 잔고부터 보게 되던 나의 어린 시절
취업하고 돈을 벌고 국밥은 부담스럽지 않는 수준이 되었는데,
괜찮은 국밥집을 꽤 많이 가봤지만, 그 시절 그 감성 그리고 그 맛이 나질 않았다.
부산에 온다면,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지 않을까?
부산에 가게 된다면 국밥집에 가야겠다는 다짐이 있었지만, 흔히 기회는 오지 않았고
이번 여행 때 우연히 기회가 생겼다.
어렸던 시절의 추억을 되새김질할 수 있을거란 막연한 기대와 생각을 품고
부산역 근처 국밥 맛집이 아닌 최대한 로컬의 느낌이 나는 국밥집, 의령식당에 도착하게 됐다.
어린 시절 느끼던 국밥집의 정취가 물씬 느껴져 옛 생각이 떠올랐었고, 가격도 그 시절과 비교했을 때 크게 오르지 않아서 정말 과거에 온 기분이 들었다.
어렸을 때부터 즐겨먹었던 돼지국밥은 단순한 음식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.
한 그릇에 담겨있는 내 어린 시절들의 추억과 고뇌들 그리고 그때 바라봤던 미래의 모습과 내 모습의 괴리 등 내가 살아왔던 인생들과 함께 빚어낸 미식적 경험을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.
돼지뼈와 살코기를 오랜 시간 우려낸 듯한 국물은 고소하며 진했으며, 돼지고기의 감칠맛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.
새우젓 한 꼬집을 넣어 국물의 단맛을 끌어올려 국물의 풍미를 좀 더 짙게 만들었다.
고기르 씹으니 살코기의 담백함과 비계의 고소함이 조화를 이루면서 육즙과 국물이 함께 어우러져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.
돼지국밥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 아니다. 그 안에는 서민들의 일상과 정서, 그리고 정성이 깃들어 있다. 특히 돼지국밥은 재료의 소박함을 넘어 조리 과정에서 깊이 있는 풍미를 끌어내며,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.
물 한 그릇에는 시간의 정성이, 고기 한 점에는 풍미의 깊이가, 밥 한 숟갈에는 삶의 든든함이 깃들어 있다.
근처에 있다면 종종 찾아갈 집이다.
별점 : 4.0/5.0
'취미 > 여행' 카테고리의 다른 글
해운대, 괜찮은 카페를 찾기 어렵다면? 까사부사노, 그랜드조선 스타벅스 (1) | 2025.01.06 |
---|---|
해운대 근처 회 맛집 : 요리사 횟집 (1) | 2025.01.05 |
해운대 재즈바 : 체스 154 (2) | 2025.01.01 |
프라하 칸티나 Kantyna : 비프 타르타르 맛집? 글쎄다.. (0) | 2024.12.19 |
체코 프라하 꼴레뇨 맛집 : Pork's (2) | 2024.12.07 |